버라이어티한 하루 다이나믹 코리아
2018년 3월 9일
오늘 기자들은 정말 바쁜 하루였을 것 같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신문 1면에 실릴 만 한 기사가 오늘 몇개나 터졌죠. 시간 순으로 나열해보겠습니다.
- 트럼프,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폭탄
- 북미 정상회담
- 갤럭시 9 출시
- 수지, 이동욱 열애 인정
- 홍상수, 김민희 결별설
- 배현진 전 MBC아나운서, 길환영 전 KBS 사장 자유한국당 입당
-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전처 기자회견 ‘여자 문제로 이혼’
-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미투 폭로’ 반박
- 허경영, 가수 최사랑과 사실혼 관계
- 성폭행 의혹 안희정 전 충남지사 자진 검찰 출석
- 제자 성추행 의혹 배우 조민기 사망
- 동계 패럴림픽 개막
휴 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죠? 제 나름대로 중요한 순서대로 다시 나열해 볼게요.
1. 북미 정상회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이 어제 미국에 갔습니다. 트럼프에게 전달할 김정은의 친서를 들고 갔다고 하는데 청와대에서는 친서는 없고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하네요.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우두머리와 만나는 건 휴전 이후 처음입니다. 그만큼 엄청난 사건입니다. 물론 지미 카터, 빌 클린턴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건 모두 대통령직 퇴임 후 입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만나는 건 처음입니다.
이로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첫 외교무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일단은 만나야 하는데 김정은이 미국에 갈 리는 없을테니, 트럼프가 북한으로 가겠죠. 그러면 북한을 방문한 첫 미국 현직 대통령이 되겠네요. 제 3의 장소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제 3의 장소는 남한이 되어야 하겠죠.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리아 패싱’을 우려했는데 이제 주변국은 ‘차이나 패싱’, ‘재팬 패싱’을 걱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과 이면 합의가 없었다고 하는데 이번 정권의 외교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이면에 뭔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지만 일단 만나야 대화가 되고, 서면으로 하는 외교랑은 차원이 다르겠죠. 한반도가 안정되면 집값이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흘러나오는데 저도 전세를 벗어나 빨리 집 한 채 사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배우 조민기 사망
청주대 교수 재직시절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배우 조민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주상복합건물의 주차장에서 아내가 발견했다고 하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못나도 몇십년 같이 살고 자식까지 낳은 남편인데.
그런데 보건복지부에서 권고한 자살보도 원칙이 있습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2.0’ 9가지 원칙>
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자살이라는 단어는 자제하고 선정적 표현을 피해야 합니다.
자살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자살 보도에서는 유가족 등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어떠한 미화나 합리화도 피해야 합니다.
사회적 문제 제기를 위한 수단으로 자살 보도를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자살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알려야 합니다.
자살 예방에 관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인터넷에서의 자살 보도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이 내용을 한국기자협회,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여기자협회 등 언론 단체에 전달했다고 하는데 몇몇 얼빠진 기자들이 ‘자살’, ‘스스로 목숨 끊어’ 등 직접적인 내용과 심지어 장소까지 자세하게 기사에 적어놓았습니다. 이러니 ‘기레기’ 소리를 듣는 게 아닐까요?
조민기 씨의 죽음이 안타깝긴 하지만 이렇게 죽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면 법으로 죄갚을 치러야지 죽음으로 죄갚을 치를 순 없습니다.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무거운 멍에를 씌우고 떠나버렸습니다. 조민기 씨의 행위를 폭로한 사람은 얼마나 마음이 무거울까요?
‘괜히 내가 폭로해서 사람이 죽었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잘 죽었다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마지막까지 피해자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고 떠났습니다.
한국은 정말 뭐든지 너무나 빠르게 돌아갑니다. 미국보다 한참 뒤에 시작된 ‘미투’ 운동이지만 그 파급력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조 씨의 죽음으로 ‘미투’운동이 침체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3. 성폭행 의혹 안희정 전 충남지사 자진 검찰 출석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전 정무비서 김지은 씨가 성폭행을 폭로한 뒤 두문불출하던 안씨는 전날 계획된 기자회견을 취소하더니 오늘은 자진해서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사건사고 많았던 이날 출석해 노출도를 줄여보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4. 수지, 이동욱 열애
배우와 가수 활동으로 바쁜 ‘탑 연예인’ 수지와 도깨비로 주가가 급등한 배우 이동욱이 ‘최근 호감을 느끼고 알아가는 단계’라고 한다. 이민호와 헤어졌다는 기사를 본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둘이 나이차가 크지만 오래오래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5.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미투 폭로’ 반박
7일 오전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이 예정된 ‘연트럴파크’에 주인공인 정봉주 전 의원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성추행 폭로 기사 때문. 프레시안이 단독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정봉주가 BBK 의혹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감옥에 들어가기 직전 기자 지망생을 성추행했고 출소 후에도 끈질기게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민주당에 복당하려던 정봉주 전 의원은 사라졌고 며칠이나 지나서야 반박문을 발표했습니다. 아래는 반박문 전문입니다.
정봉주 전 의원 입장 전문
2011. 12. 23. 저는 렉싱턴 호텔 룸을 간 사실이 없고, 렉싱턴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도 없습니다. 따라서 렉싱턴 호텔 룸으로 A 씨를 불러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1. 저는 A씨를 위 기사와 같이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2. 저는 2011. 12. 23. 렉싱턴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이 없습니다. 저는 이 날 A씨만이 아니라 그 어떤 사람과도 렉싱턴 호텔 룸에서 만난 일이 없습니다.
3. 위 기사에는 2011. 12. 23. 어느 시간대에 호텔 룸에서 저를 만났는지도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래 정리한 2011. 12. 23. 무렵 제 행적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이 날 A씨를 렉싱턴 호텔 룸에서 만날 시간 자체가 없었습니다.
○ 제 사건에 관해 2011. 12. 22.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었습니다. 당일 검찰이 제게 1차 출두요구를 하였습니다.
○ 저는 2011. 12. 22.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나는 꼼수다” 방송을 녹음하고 멤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 검찰은 제게 2011. 12. 23. 오전 10시까지 출두하라는 내용의 2차 요구를 하면서, 수사관 5명을 제 자택으로 파견하였습니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 저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오전에 민변 사무실을 방문하여 변호사들과 회의를 하고,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 그런데 바로 이 날 어머니가 쓰러지셔서 하계동 소재 을지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저는 오후에 민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계신 을지병원으로 바로 이동해 어머니를 뵈었습니다.
○ 이 무렵 검찰은 저에 대한 강제 구인을 계속 시도하고 있었는데, 결국 최종 출두 일자를 12. 26. 오후 1시로 확정하였습니다. 한편 이 사실은 제게 통지되기 전에 먼저 언론에 보도되었고, 저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 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후 저는 계속되는 강제 구인 등 검찰의 이례적인 태도에 분노하는 한편 두려운 마음도 있어 주로 “나는 꼼수다”멤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들과 같이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중 늦은 오후 명진스님이 찾아 와 손수 쓴 글 “탈옥하라 정봉주”와 책, 편지 및 염주를 주고 간 사실도 있습니다. 이후 저는 “나는 꼼수다”멤버들과 인근 고기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최00이 그 날을 전후해 저와 동행하였고, 제 사진을 수시로 촬영하였습니다.
○ 또한 저는 언제 강제 구인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혼자서 누군가를 만나러 갈 여유가 없었고,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위와 같이 저는 2011. 12. 23. 여의도 렉싱턴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이 없습니다.
4. 성추행 주장 이외에도 위 기사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A씨는 신문 등에서 시민들에게 큰절을 하는 사진을 보고 시민들이 제가 이중적인 사람인지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시민들에게 큰 절을 한 것은 2011. 12. 22. 대법원 앞에서 형이 확정된 때였으므로,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 2011. 12. 23. 이전입니다. 따라서 A씨가 저를 이중적인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었다는 계기들은 실제 사실과 어긋나고, 시간상 앞뒤도 맞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부수적인 것으로 사안의 본질은 아니겠지만, 기사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할 것입니다.
5. 마지막으로 입장표명이 늦어지게 된 경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명박 저격수로서 BBK사건의 진실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얼마 전까지 피선거권이 10년간 박탈되어 정치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이명박의 범죄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어, 제게 다시 정치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지난 시간의 억울함을 딛고 서울시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꿈을 선언하기 직전, 이번 기사가 보도된 것입니다. 이미 이명박 정권에 의한 정치적 음모에 시달려온 제 입장에서, 이번 보도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제 입장 표명이 늦어져,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습니다. 이 보도로 인해 받은 충격이 어마어마해서 헤어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는 점 이해주시기 바랍니다.
6. 저는 미투 운동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러한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이번 프레시안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미투 운동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투 운동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모든 종류의 성폭력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최선을 다해 이를 지원할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국민과 지지자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마음가짐을 다잡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처신하겠습니다.
그러자 즉각 프레시안의 서어리 기자는 반박문에 대한 재반박 기사를 냈습니다. 또 중앙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정봉주 전 의원이 피해자를 그날 만난 것은 ‘맞다’라고 했구요.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봉주 전 의원, 프레시안 둘 중 하나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 같습니다.
6.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전처 기자회견 “여자 문제로 이혼”
민주당 당원 오영환씨가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 예정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불륜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박수현 전 대변인이 ‘청와대에서 검증을 마친 나의 음해는 명백한 허위’라고 얘기했습니다. 박수현은 이전까지 생활고 때문에 이혼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박수현의 전 부인이 오늘 기자회견에 나타나서 불륜 때문에 이혼한게 맞다고 해버린 겁니다. 안그래도 안희정 전 지사의 친구라며 충남도지사 선거에 뛰어든 박수현은 더블 핵펀치를 맞은 격입니다. 누워서 떡먹기라던 충남도지사 선거는 어떻게 될까요?
7. 동계 패럴림픽 개막
오늘 개막식을 시작으로 18일 일요일까지 동계 패럴림픽이 열립니다.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 동계 올림픽의 곁다리 행사라는 인식이 강한데요. 그래도 역경을 이겨내고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선수들을 응원합니다. 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북측 선수단도 참가했습니다.
8. 트럼프,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폭탄’
미국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25% 관세부과를 결정했습니다. 트럼프가 여기에 서명하자마자 정의용 특사를 만났다고 하죠. 병주고 약주고 입니다.
9. 배현진 전 MBC아나운서, 길환영 전 KBS 사장 자유한국당 입당
MBC파업 때 노조 가입원을 조롱하고 편파적 내용의 뉴스를 진행해 물의를 빚은 배현진이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MBC 사장으로 선임되자마자 뉴스데스크 앵커에서 내려왔었는데 결국 갈 길로 갔습니다. 거기에 전 정권 나팔수를 자처했던 길환영 전 KBS 사장마저 자유한국당에 입당했습니다. 배 전 아나운서는 전략공천으로 오는 6월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10. 홍상수, 김민희 결별설
모 매체가 홍상수, 김민희 커플이 결국 헤어졌다고 보도했는데 또다른 매체에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기사를 냈습니다. 현재까지 잘 만나고 있다는 지인의 말을 덧붙였습니다. 홍상수 감독은 현재 부인과 이혼소송중입니다.
11. 허경영, 가수 최사랑과 사실혼 관계
최사랑이라는 가수가 오늘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합니다. 허경영과 사실혼 관계였고 현재는 이별한 상태라고 합니다. 최사랑이라는 가수를 저는 오늘 처음 들었는데 도대체 뭘 위한 기자회견인지 궁금합니다. 허경영은 최사랑의 노랫말을 지어준 인연으로 만나게 됐고 동거하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허경영은 전 민주공화당 총재로 대선에도 몇 번 출마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결혼설로 실형을 살았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악수한 사진도 있는 미스테리한 허경영이란 사람, 정체가 도대체 뭘까요?
12. 삼성 갤럭시 S9 출시
평소 같았으면 삼성 갤럭시 신제품 출시라고 떠들썩 할텐데 전작인 S8보다 외관상 특별히 달라진게 없는 신형 S9의 발표는 요즘 다양한 사회이슈로 워낙 시끄러운 현실에 묻혀버렸습니다. MBC 스트레이트라는 시사 프로그램에서 장충기 전 삼성미전실 차장의 문자를 다시 언급해 삼성에 대한 이미지도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입니다. 갤럭시 S9은 삼성 스마트폰의 플래그십 모델입니다. 이 모델의 성공은 삼성전자에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슈가 되지 못하면 조금씩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아이폰은 미소짓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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