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 플랫폼의 후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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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카카오페이지를 론칭 했다고 나와있지만 나는 최근에서야 카카오페이지를 접했다. 여기서 연재하는 웹소설들이 재미있다고 누가 권해서 읽어본게 계기였다. 재밌게 여러 웹소설과 만화를 읽었다.

어느날 아르테미스라는 책을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한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이 소설은 내가 재미있게 읽은 소설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가 쓴 최신작으로, 매일 일정 페이지를 공개하는 기존 방식대로 연재를 시작했다. 호기심을 가지고 아르테미스를 읽기 시작했지만, 이내 카카오페이지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많은 불편함이 따른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예스24, 리디북스, 알라딘 세 인터넷 서점의 e북을 이용한다. 한곳에서 구입했다면 관리가 쉬웠겠지만 특정 사이트에서만 파는 책도 있었고, 할인도 제각각이라 저렴한 곳에서 사느라 이렇게 돼버렸다. 하지만 사용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다. UI와 기능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책을 읽으려 하니 불편하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지는 독자가 글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해주는 UI가 전무하다. 카카오페이지 독점 작품을 읽을 때는 말 그대로 독점이라 카카오에서만 볼 수 있기에 그러려니 하고 반포기 심정으로 이용했던 게 큰 것 같다. 하지만 다른 플랫폼에서도 서비스하고 있는 같은 콘텐츠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래는 왜 내가 카카오페이지가 불편한 지 단점을 나열해 보고자 한다.

독서화면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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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알라딘, 오른쪽은 카카오페이지  

일단 알라딘은 검정색 바탕에 흰 글씨, 카카오는 흰바탕에 검은색 글이 올라와 있다. 그리고 위아래 검은색 여백이 있다. 알라딘 뷰어 화면의 검정바탕과 흰 글씨는 내가 설정한 것이다.

나는 검정색 화면에 큰 흰 글씨로 읽는 것을 선호한다. 예스24, 알라딘, 리디북스 등 대부분의 전자책 앱은 배경과 글자색, 글자 크기, 폰트 등을 자유자재로 바꿔 읽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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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알라딘 ebook 설정화면

첫 번째 사진 아래쪽 헤드폰 모양을 클릭하면 책을 읽어준다. 글꼴, 크기, 간격, 여백, 스크롤 방향, 배경색, 모든 것을 변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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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예스24 ebook 설정화면  

예스24 이북도 디자인만 다를 뿐 알라딘과 거의 같은 설정을 제공한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지는? 모든게 불가능하다. 변경은 커녕 고정된 2:3 포맷의 흰바탕에 검은색 글이 올라와 있다. 2:3포맷이 아닌 휴대전화 화면에는 위아래 검은색 여백이 생긴다. 요즘 스마트폰 화면이 길게 나오는 추세라 2:3포맷의 이미지가 띄워지면 삼분의 이는 여백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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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면이 고정이라고? 실화냐?

카카오페이지는 이미지 형식으로 저장돼 있어 배경색, 글자 등을 바꿀수 없다. 그나마 위아래, 좌우 스크롤 방식만 선택할 수 있다. 사진 넘기는 것 처럼. 대형 전자책 서점을 이미 이용하고 있던 사람에게는 너무나 불편하기 짝이 없는 뷰어 화면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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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단어를 탭하면 기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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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케언이란 단어를 나중에 체크할 수 있게 형광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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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아예 사전으로 들어가 위키피디아 검색 내용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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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전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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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이북 앱에서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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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는 국어사전, 한영사전까지 검색 가능

예스24, 리디북스, 알라딘 등 인터넷 서점과 카카오페이지는 감히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퀄리티가 차이난다.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하면 용서가 되겠지만 가격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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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 다 9천4백5십 원이다. 카카오페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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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8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앞 3편은 무료라 35편만 결제하면 된다. 1만5백 원이다. 위 인터넷 서점의 할인 전 가격과 같지만 카카오페이지는 할인이 없다. 시스템은 안좋은데 오히려 책값은 더 비싼 셈이다.

위와 같은 내용을 보면 카카오페이지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e북 리더’와 거리가 있다. 독서를 위한 플랫폼이라기 보다 광고 기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영화, 드라마 콘텐츠도 제공하는데 TV나 컴퓨터 등 다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없고 오로지 스마트폰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그래서 화질도 안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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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대여권으로 독자를 끌어들이고, 다단계(?) 처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앱 설치해서 2-300캐시 벌고, 개인정보 팔아 큰 돈(?) 벌어 그걸로 콘텐츠 이용하라는 것이다.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웹소설 하나에 빠져 보험회사, 증권회사에 내 개인정보 숫하게 팔아서 그 캐시로 열심히 읽었다. 카카오페이지는 그렇게 이용하라고 만든 플랫폼이고 충분히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단, 캐시로 책 볼게 아니라 돈 주고 콘텐츠를 구입할 예정이라면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 같은 콘텐츠라도 질 높은 화질과 훨씬 품질 좋은 서비스(앱)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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