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에 위치한 라멘집 옥토끼제면소

1 분 소요

옥토끼 제면서

옥토끼 제면소를 발견했을 때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행동반경에 맛집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죠.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라면 더더욱.

여기는 친구집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응암역 인근 불광천변에 위치한 이 가게. 그냥 인테리어 예쁘게 꾸민 라면 파는 집으로 생각했다가 일식 라면을 파는 라멘집이라는 걸 안 순간 정말 기뻤습니다. 주택가 골목에서 찾기힘든 메뉴가 일식 라멘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가게 후기가 있을까 해서 검색해봤더니 네이버 블로그에 광고 아닌 듯한 글이 있더군요. 몇개 읽어본 바 썩 맛있는 집은 아닌 것 같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가 보고 싶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ㄷ’자 바가 먼저 눈에 보이고 안쪽에 주방이 있습니다. 직원이 ㄷ자 안쪽으로 직원이 드나듭니다.

메뉴는 백탕과 청탕, 미니차슈덮밥. 아주 간촐합니다.

친구랑 두 명이서 백탕 2개랑 덮밥을 시킬까 하다 다양하게 맛보고 싶어 청탕과 백탕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구성은 둘 다 같은데 청탕은 국물이 맑습니다. 맛도 백탕보다 청탕이 바다향기가 더 나는 맛입니다.

맛은 솔직히 기대 이하였습니다.

백탕은 삼계탕을 떠올리는 맛. 그냥 삼계탕 국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먹는다면 맛있는 삼계탕 국물에 잘 익은 일본식 가는 라면 면발을 맛 볼수 있는 괜찮은 맛이긴 합니다.

하지만 청탕은 도무지 제 입에 맞지 않았습니다. 국물 한 숟갈 떠 먹었을 때는 바다향 가득한 독특한 국물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스푼, 세 스푼 떠 먹을수록 참기 어려울 만큼 느끼한 맛이 났습니다. 청탕을 제가 시키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청탕을 주문한 일행은 국물을 맛있게 잘 먹더군요. 먹을만 하냐고 물어보니 먹을만 하다고 합니다. 별로 느끼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느끼한 것 잘 먹는 편이지만 청탕 국물은 참기 힘들었는데, 반대로 동행인은 느끼한거 잘 못먹는 편인데도 청탕 국물을 잘 먹었습니다. 제가 적고도 신기하네요.

국물을 제외한 모든 것은 만족했습니다. 라멘의 얇은 면을 좋아하는데 그 면을 잘 삶아서 적당한 익기로 잘 내어왔습니다. 계란도 맛있었고 차슈도 이전에 적었던 유즈라멘의 부드러운 그것은 아니지만 -부드럽다고 다 좋은것도 아니죠- 맛있게 잘 삶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라멘보다 서브로 시킨 차슈미니덮밥이 참 괜찮았습니다. 미니덮밥이었지만 차슈양이 꽤 많았습니다. 소스에 젖은 밥과 차슈 한 조각씩 맛보니 참 맛있었습니다. 차슈가 살코기와 비계부분이 쉽게 분리되는 것은 불만이었습니다. 젓가락으로 조금만 휘적대면 다 분리가 돼서 살코기 따로, 비계 따로 먹어야되더군요.

시내가 아닌 주택가에 라멘집이 있는 건 드문일입니다. 국물 맛만 조금 잡히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옥토끼제면소를 응원합니다.

ps. 이름에 제면소가 들어가는데 제면을 직접 하는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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